'숨은' 쉼터…주민신고 무서워 앞마당도 못 나가

The story was co-published with The Korea Daily as part of the 2024 Ethnic Media Collaborative, Healing California.

“나석*영·윤*지·문*승·양*영은쉼터에서술먹는즉시나가겠습니다.” -2019년9월10일. 

‘쉼터에계속살고싶은사람은아침에일어나면제일먼저이불을반드시개야합니다.이규칙하나만지키면됩니다.’ 

LA한인타운남쪽워싱턴불러바드와사우스그래머시플레이스인근단독주택단지,100년역사를자랑하듯고즈넉하고평화롭다.코너에위치한한단독주택앞 마당에는화분수십개가놓여예쁜정원을연출했다. 

“지난주에돌아가신안태홍(65)씨와함께가꾼화분이에요.이렇게보기좋게꾸며놔야이웃에게손가락질안받아요.비싼동네에홈리스들이모여산다고소문 나봐요.안그래도벌금고지서가계속날아오는데…다시쫓겨날수있다니까요.” 

성공회세인트제임스성당(St.James’EpiscopalChurch)김요한(68)신부는단독주택앞마당의근사한정원가꾸기를일종의‘위장술’이라고설명했다.사실 이집은한인홈리스20명에게따뜻한잠자리와음식을제공하는나눔의집무료쉼터다.김신부가한인장년층홈리스20명과공동체를꾸리고사는소중한안 식처다. 

2010년대중반부터김신부는주택을임대해한인홈리스16명과같이살기시작했다.그동안김신부는150여명에게숙식을제공했다.그중40명정도는취직해 서재기에성공했다고한다.교회신도,독지가들이물심양면김신부의활동을도운덕택이다.하지만지금까지LA시등정부로부터지원금은한푼도받지못했 다. 

한인들기부손길·정부지원은‘0달러’ 

그동안김신부와홈리스들은이웃신고로세들어살던상가와콘도에서세차례이상쫓겨났다. 

“이단독주택은2019년한인독지가께서홈리스를위해교회에기증했어요.처음에는30명까지수용했지만,지금은이웃이신고할까무서워20명으로줄였답니 다.오늘도쉼터에들어오고싶다는전화가왔어요.” 

김신부는‘65세이상,일주일이상노숙’한한인시니어에게무료쉼터숙식우선권을제공한다.그는LA한인타운올림픽불러바드와세인트앤드류플레이스인 근텐트촌한인홈리스약10명도돕고있다.지난4월18일밤,이곳텐트촌에서지병으로숨진채발견된고안태홍씨는평소김신부를도와쉼터의음식과물품 을같은처지의홈리스에게전달했던당사자였다. 

지난4월25일,쉼터내한인홈리스들은이웃을의식한듯앞마당에는모습을드러내지않았다.대신다용도실로개조된뒷마당차고에서TV시청,잡지읽기,바 둑등오락시간을보냈다. 

오후6시,쉼터부엌에서는중장년층한인남성들이각자저녁거리를준비했다.한70대시니어남성은라면을끓였다.쉼터부엌은뒷마당출입문과바로연결됐 다.부엌냉장고위벽면에붙은‘술먹는즉시나가겠다’는자필서명각서여러장이눈에띄었다. 

65세이상시니어20명안식 

4000스퀘어피트규모인이곳쉼터는원래가정집이었다.다락방포함침실5개,화장실5개였다.김신부는한인홈리스를한명이라도더들이기위해거실에도 칸막이를쳐방3개를추가했다.각방에서는한인홈리스2~3명씩룸메이트로각자1인용침대를쓰고있다.화장실·세탁실·부엌등공용공간은청결유지에상 당히신경쓴모습이다. 

3층다락방에서만난김철수(가명,67)씨는“쉼터에서다같이산지7년째”라며“건축일을하다가망했다.그뒤로일도없고,힘도없고…아는사람통해서여기 들어오게됐다”라고말했다.아픈기색이역력한김씨는“재기가안됐다.우선뭐밑천이있어야지.크레딧도다망가지고방법이별로없었다”라고홈리스가된 사연을털어놨다. 

쉼터에서만난이들대부분이름과얼굴이알려지는것을꺼리는눈치였다.누룽지에물을붓고된장찌개로저녁을준비한로버트송(67)씨는“밥솥에밥,냉장고 에는김치가있다.식사는각자알아서준비해먹는다”고말했다. 

3년전과테말라에서LA에일하러왔다.계획이어그러져LA한인타운6가와카탈리나스트리트인근텐트에서살았다고한다.다행히2023년1월부터이곳쉼터 에서숙식을해결하고있다. 

“내전공이봉제공장일인데LA와보니한인자바시장등봉제업계가다죽었더라고요.영어안되지,신분도안되지,운전면허도없고하니까일을못찾았어요. 길거리서자면목숨이위험해요.이런쉼터를제공해줘서참고맙지요.” 

과테말라에현지아내와손자뻘아들(22)이있다는송씨는현재플러밍보조로돈을모으고있다.이곳쉼터홈리스중유일하게일자리를구했다.그는“지금까지 2600달러를모았어요.1만달러를모으면과테말라가족을꼭보러갈겁니다”라며의지를다졌다.